썩 좋지는 못한.. 제가 원해서는 아니고 커리어패스를 위해 이직을 결심하게 됐었습니다.
대략 3~4개월간 여러 회사에 면접을 다니면서, 다양한 유형의 면접을 경험했고, 이제 새로운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회사가 주니어 개발자를 어떤식으로 채용하는지는 본인이 주니어일때, 다른 회사에 면접을 다녀봐야만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겪어볼 수 없는 소중한 경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중요한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 이직 면접 회고를 작성하였습니다.
제가 나중에 면접관이 된다면, 이번에 정리한 글이 좋은 면접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굉장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정리한 글입니다.
아이스브레이킹
처음 면접관과 대면했을 때 첫 한마디에 따라 면접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사는 곳, 출근 시간등을 묻는 정도였지만, 아래 2개의 회사는 매우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A 회사
첫 마주한 HR 담당자분께서 해주신 말씀 덕분에 면접이 편안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도현님이 제출해주신 모든 것들을 꼼꼼히 읽어보았고, 저희가 채용하기에 충분한 인재라고 판단되어 인터뷰에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이 한마디로 인해, 자신감을 갖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제출한 자료를 읽어보셨다는 말씀이 저에 대한 존중을 느낄 수 있었고, 채용하기에 충분한 인재란 말씀이 떨어지진 않을까란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흔히 느끼는 불안감 - 모르는 기술을 물어보시진 않을까, 실망하시며 끝내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사라지고 면접에 매우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동안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면접이 끝난 후에도 긍정적인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B 회사
첫 만남부터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JS 잘해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JS에서 멀티쓰레드에 대해 설명해보세요" 와 같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질문이 나오자, 내가 JS에 대해 잘못알고있던건가 하는 착각에 빠졌습니다.
결국 답변하지 못하자 "기본적인건데..."라는 말씀에 더 불안해지고 결국 이 후 나온 아는 질문에도 답하지 못하고 면접이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이 경험이 단순히 불쾌했지만, 돌이켜보니 이를 통해 배울 점도 있었습니다.
- 면접관으로서 지원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의 중요성
- 질문의 난이도를 점진적으로 올리는 접근 방식의 필요성
- 지원자의 답변에 대한 건설적인 피드백의 중요성
이 경험은 제가 앞으로 면접관이 될 때 피해야 할 사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면접관이고 면접자에게 관심이 있다면, A 회사처럼 면접자에게 존중을 보여주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싶습니다.
1차 면접
어떤 질문이 나올지 정리하고 어떻게 대답할지 키워드 위주로 정리했었습니다.
면접볼 회사의 잡플래닛을 보면 이전에 면접을 봤던 분들이 남긴 후기를 볼 수 있어, 어떤 질문이 나올지 대략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인성 면접
여러 회사에 면접을 다녀본 결과 인성 면접은 큰 틀에서 비슷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 지원동기
- 협업하기 좋았던 / 안좋았던 사람
- 의견 충돌 시 대처
- 설득해본 경험
- 그 외 회사별 문화, 가치관에 대한 질문
기술 면접
그리고 기술면접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경험한 기술의 검증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유형으로 기술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경험한 기술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구성:
- 주로 사용한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에 대한 질문
- 기술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
- 특정 라이브러리를 도입한 이유
- 그 라이브러리의 이슈에 대해 알고있는가
주로 이력서에 적어둔 것 혹은 사용했던걸 물어보고 질문을 이어갔었습니다.
제 입장에선 본인이 사용해본 기술에대한 질문이니 편안하게 답변할 수 있었던 익숙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제가 몰랐었던 이슈에 대해 알려주시거나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방법도 알려주셔서 면접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사이트:
이러한 유형의 면접에서는 자신이 사용한 기술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갖추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단순히 사용법을 아는 것을 넘어, 해당 기술의 내부 동작 원리, 장단점, 대안 기술과의 비교 등을 알고 있을 경우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자의 기본 소양에 대해 알 수 있는 유형이라 생각합니다. 이 지원자가 최소 본인이 사용하는 라이브러리가 무엇인가 알고 쓰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필수적인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구글에 "기술 질문"검색하면 나오는 것들
ChatGPT와 기술 모의 면접을 봤던게 많은 도움이 됐었습니다.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답변을 듣고 암기해서 대답하는 것인지, 이해하고 대답하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성:
- JS, TS, React 등의 기본적인 지식에 대한 질문
- 가끔가다 나오는 메모리, DB, 보안에 대한 질문
- 주로 JS, React에서 깊이 있는 질문이 이어짐
지원자의 기본적인 지식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만 나올 경우 암기식 대답을 유도하게 되어,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이나 업무 경험을 어필하기 어려웠습니다.
약 한 시간 정도의 시간 내에 제가 모르는 질문이 안 나오면 되는, 그저 운에 맡기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이력서를 볼 시간이 없는 회사가 기술 질문 템플릿을 정해놓고 그저 읊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사이트:
이러한 유형의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기본적인 컴퓨터 과학 지식과 주요 프로그래밍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유명한 "브라우저에 URL을 입력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같은 질문은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url을 ip로 변환하는 과정부터 접근하면 dns lookup과 네트워크 I/O 부터, 끝엔 페인팅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말 상세하게 답변하려고 하면 면접 시간을 다 써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만약 정말 좋은 웹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라면, 이런걸 외우기보단, 개발하면서 부딪혀보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엿볼 수 있는 질문
일부 회사가 이런 질문들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경험한 기술의 검증과는 조금 다릅니다.
저에겐 이런 질문이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을 만들어줬었습니다.
구성:
-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컴포넌트 설명
- 이슈가 생겼을 때 접근 방식, 보안 이슈 예방, 기능 구현 시 접근 방식 등에 대한 질문
- 실제 프로젝트 상황을 가정한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질문
이런 질문들은 제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었습니다.
실제 경험했던걸 말하는거니 암기식 대답이 아닌, 제가 직접 경험했던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면접관과의 대화가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인사이트:
이러한 유형의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지식을 넘어 문제 해결 능력, 논리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과거 프로젝트에서 겪은 문제와 그 해결 과정을 명확히 정리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과 개선점을 미리 고민해봤던 것이 도움이 됐었습니다.
2차 면접
1차 면접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중점으로 두었다면, 2차 면접은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성과 문화 적합성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면접이라는 생각에 1차 면접보다 더 긴장하게 되었습니다..
2차 면접은 사실상 준비가 불가능할 정도로 회사별로 각기 다른 질문이 나왔습니다.
거의 인성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질문의 기반이 대부분 회사의 적합성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평소에 본인이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원하는 문화가 있는지 등을 차분히 생각해보고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저의 가치관과 생각을 묻는 자리이기에 중간중간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도 받았습니다.
그럴 때 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실 수 있는지 요청하고 답변을 드리곤 했습니다.
2차 면접은 큰 문제만 없다면 떨어지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안타깝게도 2차 면접에서 떨어진 경험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답변하기 어려웠던 질문에서 저를 포장하고 솔직하지 못한 답변들이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 때의 경험을 통해, 면접에서 진솔함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면접에서는 솔직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하려 노력했고, 덕분에 현재 회사에서 좋은 인연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후기
면접을 준비하고,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됐었습니다.
제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을 받게될 때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무엇이였던건지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성장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전 면접에서 답하지 못했던 질문이 다음 면접에서 똑같은 질문이 나와서 답했었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많은 면접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회사와 지원자 간의 Fit이 맞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을 무난하게 잘 봤지만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답변을 잘 못했지만 합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잘봤는데 떨어졌다고 좌절하지 말고, 그 회사와 나에게 맞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다음 면접에 더 잘 준비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치않은 타이밍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어서, 빨리 다음 회사를 구하기 위해 정신없이 달렸던 것 같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아쉬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준을 잡고 이직의 목표를 세웠고, 결과적으로 면접때 이 회사에서 경험하게 될 것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오퍼를 받아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요즘같은 개발자 빙하기에 운이 좋게도 좋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하며, 새로운 환경에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면접관이 된다면, 지원자에게 무언가 하나라도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